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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_<일터에서 만난 향상인>국립장애인도서관 정기애 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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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0-04 13:28 조회133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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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만난 향상인> 

직업은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좋은 통로 – 국립장애인도서관 정기애 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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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대중에게 생소한 ‘국립장애인도서관’ 관장으로 우리교회 정기애 권사님께서 일하고 계신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찾아뵈었습니다. 녹녹지 않은 세월을 하나님 의지하여 잘 지나오신 분에서 느낄 수 있는 담담하고 맑은 모습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Q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전문가이신데 장애인계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서 취임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들이 있었다면서요?

 

  인사혁신처 공모로 작년 4월에 취임했어요.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이제 나이 들어 지팡이도 짚고 다니지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공기업에 취업이 되어 임원까지 승진도 하고, 공무원으로 국가기록원에 근무하면서 쉬지 않고 일하고 아이 셋 낳아 기르느라 장애인 분야를 돌아볼 여력도 없이 살아왔어요. 정년을 앞두고 이렇게 장애인 분야에서 마지막(?) 열정과 저의 경험을 쏟을 수 있어 감사하지요. 

 

Q 지난 일 년 동안 도서관을 운영하며 느끼신 것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한마디로 말하면 ‘할 일은 많으나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다.’입니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은 정보와 지식의 전달자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정보는 삶의 기본 요건이죠.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록 증가하는 현대의 정보는 장애인에게는 오히려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있어요. 이와 같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연구와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법안 개정, 정보서비스 모델개발 연구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도서관 운영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는 장애인들의 기초생활 수급과 연금 등에 상당 부분이 할애되고 있고, 그 외에 의료나 체육 분야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보 접근성에 대한 복지는 매우 열악합니다. 단적으로 시중에 출판되는 도서 중에서 매년 장애인이 읽고, 이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거나 제작한 대체자료로 전환되는 비율이 5%가 안 되는 상황만 봐도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 기회가 얼마나 열악한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장애인 정보 접근성에 대한 국가 전반의 정책과 표준을 수립, 시행하는 곳은 현재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유일한 기관입니다. 

 

 문제는 현재의 예산과 인력으로는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이 어렵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산하 2차 소속기관에서 문체부 직속으로 승격하는 법안이 올라가 있고, 올해 말까지 통과 여부가 결정됩니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 전반의 장애인 정보복지 정책을 세우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정보복지 기반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 청각장애인 독서훈련 체계 구축입니다. 즉 청각장애인에 대한 문해력 진단과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전국 학교 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전자책 장애인 요건 반영을 의무화하고 이를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합니다. 현재 전자책이 발간되는 단계에서 장애인 접근성 요건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법안이 또 하나 상정되어 있는데요. 본 법안이 통과되면 일단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전자책은 의무적으로 장애인 접근성 요건을 반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국립중앙도서관 내에 일부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별도의 독립공간을 확보하게 되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화된 독서훈련 및 교육도 시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전자책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품질인증제도가 무엇이에요? 

 

 쉽게 말하자면 ‘전자책 발행의 표준화’ 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전자출판물(전자책, e-Book)의 구조, 형식, 내용을 장애인이 쉽게 접근,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이에 대한 요건을 검증하여 품질요건을 만족할 경우 인증 마크를 부여해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현재 본 건에 관한 법령이 통과되어 시행되면 전자책이나 종이책의 전환 비용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시각장애인들이 전자책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장애인 도서관이 따로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현재 국립장애인도서관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시,청각장애인은 일반 텍스트 자료를 이용하는데 제한이 있습니다. 따라서 텍스트 자료를 장애인이 읽고, 이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거나 제작하는 것을 대체자료라고 합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는 이러한 대체자료를 제작하여 보급하는 일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도서관은 점자, 데이지, 화면해설, 자막영상 자료, 수어영상도서 등의 대체자료 약 8만건 정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공간부족 문제로 종이형태 등 아날로그 매체는 소장하고 있지 않고, 100% 디지털 형태로 제작하여 인터넷 웹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도서관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특화된 대체자료와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지체장애인을 위해서는 ‘책나래시스템’을 구축하여 이용자들이 원하는 도서의 대출과 반납을 택배로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보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장애 유형은 시·청각장애입니다. 먼저 시각장애인들은 일반 텍스트자료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 텍스트자료를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해야 합니다. 문제는 대체자료 제작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저작권 등의 문제가 있어 전환 비율이 전체 도서의 10%가 되지 않고, 특히 최근에 보편화 되어 있는 전자책(e-Book)의 전환 비율은 1%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적용되는 대체자료는 수어 영상자료 혹은 영상자막자료입니다. 문제는 수어(수화)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제한적이고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청각장애인은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시각장애인 보다 훨씬 열악합니다. 일반적으로 청각장애인은 글을 읽을 수 있으니, 시각장애인보다 유리할 것이라 짐작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청각장애인들의 정보 및 지식 습득 역량이 오히려 더 떨어집니다. 왜냐면 청각장애인에게 한글은 외국어와 같아서 청각장애인은 대체자료 보다 개인별로 문해력 즉, 단어의 뜻과 문장구조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더 필요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최근 급격히 장애 인구수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들에 대한 정보 접근성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라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책이나 방법론 연구를 시작한 상황이라 앞으로 발달장애 부분은 더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Q 지역도서관과의 연계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장애인들은 대부분 이동의 제한이 있어 물리적 거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예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앱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법과 각 지역의 공공도서관의 장애인 서비스의 활성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적으로는 장애인들의 독서나 정보 활용을 위해서는 지역별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부분은 매우 미흡합니다. 현재 우리 도서관에서는 각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장애인 서비스를 위해 독서 보조기기 설비 배치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프로그램 운영 예산을 지원하고는 있는데, 예산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보니 많은 장애인이 그 혜택을 못 받는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더 필요하지요.

 

Q 전문가로서 대입을 앞둔 이들을 위해 전공에 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직업은 개인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하나의 좋은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공과 직업을 선택할 때 처음부터 소명감을 가지고 선택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실력과 환경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대학을 가거나 그다지 내키지 않은 직장을 가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제 경우에도 처음부터 하나님의 뜻을 고려해서 전공과 직업을 선택한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학업 역량과 집안 환경 그리고 제가 가진 신체장애를 감안하여  택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사실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할 때는 불만도 많았고,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수시로 퇴직을 고민할 만큼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다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던 동기는 단순히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결혼 이후 아이들 엄마라는 이유로 일을 못 한다는 평가는 받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냥 버티는 기분으로 일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성과와 보람을 기대하고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이런저런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뒤늦게 학위도 받고 하면서 제 직업에 대한 나름의 관점이 생기고 그 관점이 생기면서 새롭게 제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도 발견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일하십니다. 처음부터 소명감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처럼 상황과 여건에 떠밀려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작했든 또 어떤 영역이든 설사 미래가 불투명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말씀하셨지요. 특히 요즘 세상은 변화하는 속도가 너무나 빠릅니다. 지금은 비전이 있어 보이는 분야가 미래에도 같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전공을 선택할 때 지금 세상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에 너무 기대기보다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면 좋겠고, 또한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당장은 내가 처한 환경이 불만족스럽더라도 어쩌면 그곳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일 수도 있다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취재/임은주 기자(lejwood2405@naver,com), 사진/정기애권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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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원기님의 댓글

김원기 작성일

우리나라 전력 산업계는 여성들에게 보이지 않는 제약, 즉 유리 천정이 의외로 드센 곳이다.
그런 곳 중 하나인 마북동에 있는 한국전력 기술(주)에서 정 집사님은 보기 드물게 여성으로서 고위직을 역임 하셨다.
그 회사 퇴임 하셨다기에 이제는 나 처럼 백수로 살아 가실 줄 알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요직을 또 다시 맡아 많은 사람을 위한 공적 사명을 다시 부여 받으셨다니 역시 능력자이시고 캐리어 우먼이심이 틀림없다.
곧 장로님으로 장립하실 남편 이정훈 집사님과 함께 교회를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그리고 하나님 사업을 위하여
많은 일 하실길 기대한다.

함철님의 댓글

함철 작성일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해 온 제게도, 하고 있는 일의 의미에 대해 깊이 돌아보게 되는 말씀입니다.
권사님께서 이전 고등부 교사하실 때 가르쳐 주셨던 윤하가 대학생이 되었는데, 이 글을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민근님의 댓글

차민근 작성일

참으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이가 느껴지는 말씀입니다
딸과 함께 읽으며 권사님의 메세지를 공유하는(제가 백번 천번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ㅎㅎ) 복 된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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